말모이) ‘마음모이’까지 가능한 착한 영화지만 확인해볼까요­

​ 영화 말모이 MAL.MO.E:The Secret Missio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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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을 맡은 엄윤아 감독의 데뷔작 ‘말모이’를 관람했다. 소재 자체가 훌륭하고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 출연진이 너무 화려해 이른바 반은 먹고 들어가는 영화인 것은 누구나 아는 상황. 문제는 이 좋은 소재와 배우가 연출과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착한 영화와 연출 실력은 무관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그러니까 선한 영화와 연출력 충만한 영화의 경계를 구분하면 야박하는 영화 정도로 표현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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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40년대 국어 사용이 금지된 일본 식민지 시대. 뚜렷한 직업 없이 어렵사리 살아가던 빤스(유해진)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을 만나면서 조금씩 바뀐다. 한글을 모르는 빤스(유해진)가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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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란 도대체 말모이의 뜻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했다. 이는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동시에 조선어학회가 한국어사전을 만들기 위해 일제의 감시를 피하면서 전국의 국어를 모은 비밀작전의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 ‘말모이’는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다.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을 알고 보니 뭔가 부끄럽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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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국어, 한글 말살을 통해 민족의 혼을 가로채려 했던 일제에 대한 항거. 우리의 정신을 지키려는 또 다른 종류의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덕분에 세계적인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생각하면 영화 속 인물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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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 스틸컷만 봐도 알 수 있는 강력한 캐스팅. 방수 역에 잘 어울리는 유해진 배우는 물론 평소 연기력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캐릭터 해석에 대한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이를 맘껏 활용해 뛰기는커녕 심심하고 촌스럽고, 그렇다고 배우의 연기를 뒷받침할 상황조차 못 만드는 것은 유감이다. 특히 윤계상 배우가 맡은 정환 역은 깊은 고민과 책임감 사이의 내적 갈등이 상당하지만, 너무 단순하게 표현하는 바람에 연기력을 넓히는 자리조차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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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장면이나 상황 전환이 원활하지 못해 여기저기 처지는 느낌이 있었고, 또 신파에 대한 강박이 작동했는지 갑자기 눈물바람, 혹은 이런 장면이 나올 때가 됐는데 하면 꼭 나타나는 촌스러운 장면 때문에 빙그레 웃고 말았다. 지나치게 무겁거나 다큐멘터리처럼 장르의 경계를 허물려는 작품까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훌륭한 소재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이왕이면 작품성에서도 뛰어나 절찬을 받을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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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활용도와 극적 상황 전개, 임팩트 있는 메시지 전달까지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영화 말모이. 그래서 섣불리 깔 수 없는 착한 영화. 안전에 착한 영화 뒤에 숨어가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은 아닌데. 좋은 영화니까 아쉬움이 크다는 말로 마무리를.-엉덩이와 엉덩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승희야 너 왜 이렇게 귀여워?* 짧은 감상평: 두 손 다 들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작품. 소재의 참신함과 뜨거운 마음이 샘솟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